사업개시 2년차인 92년도부터 IMF프로그램개입으로 우리나라의 경제여건이 전면개편된 98년도까지는 엔간히도 쏘다녔다.
92년도 당시에 끌고 다니던 차가 현대의 "스텔라"라는 차종으로 지금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모델인데
그래도 그시절 네팔의 장관급들이 타고다니는차종이라고 으쓱대기도 했다.
사실 내막이야 현대가 프로젝트를 따기위해 그 나라에 기증한 차이지만....
무슨은행지점장부인이 타던차라나?
하여튼 겉으로는 말짱한 중고차를 샀는데 날이 갈수록 운행거리가 길어지자 유류비부담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휘발류 1리터에 6Km밖에 못가는 차를 갖고 1년에 5만KM가까이 주행하니 지출내역의 앞자리는
항상 차량유지비였다.
하루최장 1500KM까지 주파한 적이 있었다.
김천에 유한킴벌리, 울산에 현대로보트, 진해에 진해화학, 창원에 대우중공업, 이렇게 4개업체의 1일방문일정을 잡고,
새벽 5시경에 출발해서 오전에 김천과 울산에 업무를 보고 오후에 진해와 창원까지 들러서 일정을 다 소화하고 나니 저녁때가 되었다.
저녁은 여유있게 진주시내에서 진주비빔밥을 먹고 산청으로 올라오는 국도로 타고 오다가 88고속도로를 타고
다시 대구까지 와서 경부고속도로로 올라오는 코스로 왔다.
막판에는 눈까풀이 자꾸 내려앉아서 휴게소마다 쉬다시피하면서 왔다.
꼬박하루가 걸린 이튿날 새벽에 집에 도착해서 출발시 <0 >으로 셋팅한 계기판을 보니 천오백몇십키로든가 찍혀있었다.
내려가면서 동대구쯤에서 과속딱지하나 끊고 경주를 좀 지나가서 다시 걸렸다.
딱지를 보여주며 사정하니 피차 바쁘니 쉽게 처리하자고 한다.
그래서 쉽게 5000원 집어주고 해결했다.
남해고속도로에서 다시 걸렸다.
딱지를 보여주며 세번째라고하니까 기냥 가라고하는 인심이 후덕한 짭시도 있었다.
88고속에서 빠져나와 구마고속도로에 진입한 대구외곽구간에서 졸리운 눈을 비벼가며 열심히 운전을 하고 가는데
빽밀러에 갑자기 빨간경광등이 반짝이드니 옆에 바짝다가와서 차를 세우란다.
"아니 이 녀석들은 열한시도 넘었는데 퇴근도 안하나?"
내미는 후레쉬불빛에 다시 딱지를 덜렁 덜렁 보여주며 내가 오늘 새벽에 나와서 당신들이 4번째라고 했다.
연민의 눈빛을 보내더니 서울까지 가실래면 갈길이 먼 데 자기들도 밤늦게까지 일하느라고 피곤하니 커피값만 주고 빨리 올라가시라고 호의(?)를 베푼다.
경비도 다 떨어져서 올라가다 넣을 기름값밖에 없다고하자, 갑자기 태도가 돌변하더니
"허허 아실만한 분이 와 그러시능교? 마 퍼뜩 끈내고 가입시더."하며 갱상도사투리로 독촉을 해댔다.
지갑을 열어보여주며 기름값빼고 3천원밖에 없다고하니 투덜투덜대며 초잡스럽게 그나마 챙겨갔다.
한번은 이런 적도 있었다.
직원들과 경남양산쪽으로 공사를 가는 길이었는데 경주에서 울산쪽으로 가는 고속도로하행선에서 매복하고 있던 순찰대에 걸려서 5천원이 접혀져 있는 면허증수첩을 건네주니 "조심운전하이소"하면서 지폐만 쏙 빠진 수첩을 건네 주었다.
가던길을 Go ahead하는데 바로 고개하나 넘자마자 또 매복순찰이 나타나서 잡는다.
"우 쒸~ 아니 바로 조 고개밑에서 잡혔는데 너무한 거 아니요?" 했더니
게네들은 경북애들이고 자기네는 경남소속이래나? 그리고 그 고개가 도경계니까 이해하란다.
결국 봐 주긴 했는데 지네들끼리도
"아 자슥들 왜 거기까지 내려왔나?"하면서 자리를 옮길려고 하는 것 같았다. (목을 잡히면 수입에 지장이 있으니까?...)
고속도로에서 걸리는 건 과속때문이 아니었다.
지금은 교통법이 개정되었지만 10년전만해도 고속도로나 일반도로의 편도 2차선에서 화물차나 승합차는 1차선에 진입을 하면 차선위반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말도 안되는 법을 맹길어 놓고서는 애궂은 영세민들만 얇은 지갑만 갈취한 시츄에이션이었다.
생각해보시라.
갈길은 바쁜데 고속도로상에서 코일이나 철제빔같은 중량건자재를 잔뜩 싣은 대형화물차가 시속 60키로로 안 되는 속도로 비실대며 가는 데 어떻게 차선을 준수할 수 있겠는가?
당연히 영세서민들이 가장 많이 운행하는 1톤화물차나 봉고등의 승합차는 교통짭세들의 부자만들기펀드의 표적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다 그렇게 저질은 아니었지만.....
스토리가 좀 빗나간것 같다.
하여간 주행거리가 늘어나면서 겉은 말짱해도 속은 션찮은 중형오토승용차 스텔라를 차값과 맛먹는 밋션교환을 계기로 처분하고
최진실이 한창 잘 나갈 때 TV에서 PR하던 경승합차 타우너를 구입했다.
뭐 리터당 16키로를 주행한다나?
짐을 싣고 고속도로 주행하니 11키로 안팎이 고작이었다.
게다가 밟아도 나가지도 않고 옆에 버스한번 지나가면 핸들이 돌아가고....
1년도 못가 차가 퍼지기 시작했다.
웅비의 악조건을 견딜만한 기본 체질이 안된 그야말로 주인을 잘못 만난 가벼운 輕승합차였던 것이다.
고속도로에서 심각한 위기를 한 번 겪고나서 이건 아니다싶었다.
좀 더 實하고 실속있는 차가 필요했다.
쌍용의 무쏘가 새로 나와서 인기를 끌고 있었는데 그 시절에 나의 경제수준에서는 언감생심이었다.
군침만 꼴깍대고 있었는데 엉뚱한 발상이 무쏘키를 내 손에 앵겨주었다.
당시 경유값은 휘발유의 40~50%수준이었다.
1년간 예상주행거리를 약 5만키로를 잡았을 때 연료가 경유 약5,000리터가 소모된다.
휘발유와의 차액 400원 x 5000L = 200만원/년
1년간 200만원이 절감되고 10년간 탄다고 가정하면 벤츠엔진을 얹은 2000만원짜리 력셔리고급SUV차가 꽁짜로 생긴다는 계산이었다.
이 발상에서 출발해서 접근하니 2개월만에 꿈이 현실로 실현되었다.
초기에 보증금 몇백에 차를 담보로 Auto리스로 차를 인도 받고 5년간 할부불입 후 100만원에 차를 인수하는 금융상품도 찾아냈다.
지금은 상품이 많이 출시되었지만 당시에는 일반인들은 전혀 알지 못했던 신종차량할부프로그램이었다.
결국 그 3000cc급 대형승용차인 무쏘를 소형차보다고 세금을 적게 내면서,
8년간 지구의 7바퀴거리인 28만Km를 타고 500만원에 처분했을 때 saving된 연료비와 처분가를 계산하면,
나의 10년간 <무쏘 공짜로 타기> 계산방식은 100 % 적중한 셈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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